1. 시작하며: 시트지와 필름, 같은 것 아닌가요?
인테리어 대리점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시트지 주세요"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트지와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인테리어 필름'은 이름만 비슷할 뿐, 그 본질과 성능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 둘의 정의부터 방염 기준, 그리고 안티모니 등 소재 속에 숨겨진 과학적 비밀까지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2. 시트지(Sheet) vs 인테리어 필름(Film)의 정의와 용도
- 시트지(Sheet): 주로 얇은 비닐 소재로 제작되며 문구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두께가 0.1mm 미만으로 얇고 접착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가구 리폼이나 임시 데코용으로 쓰입니다.
주로 1,000mm 폭으로 생산되나 최근에는 1,200mm급도 출시됩니다. 코인텍(한양시트) 같은 브랜드에서는 화려한 홀로그램이나 단색 제품이 많아 간판이나 디지털 프린팅용으로도 애용됩니다. - 인테리어 필름(Film): 건축 내장재로 분류되는 전문 자재입니다. 보통 0.2mm 내외의 두께로 내구성이 뛰어나며 실제 나무나 돌의 질감을 정교하게 구현합니다.
폭은 1,220mm 고정 규격이며, 예림·영림·재현 등 임업 계열은 보통 한 롤에 25m, LX·현대·KCC 등은 50m 단위로 생산됩니다. 특수 필름은 두께감 때문에 30m 권취로 나오기도 하니 구매 전 확인이 필수입니다.
3. 필름의 층별 구조 (Layer Structure)
인테리어 필름은 단순히 한 장의 비닐이 아닌, 4~5개의 층으로 구성된 하이테크 자재입니다.
- 표면 보호층(Clear Layer): 오염과 스크래치를 방지하는 특수 코팅층입니다. 이 층에 방염 성능이 처리되기도 합니다.
- 디자인 인쇄층(Pattern Layer): 나뭇결, 석재, 단색 등 다양한 디자인이 인쇄되는 층입니다.
- 프라이머 접착층(Primer Layer): 디자인층과 베이스층을 단단히 결합합니다.
- PVC/PP/PET 베이스층(Base Layer): 필름의 두께와 유연성을 결정하는 핵심 층입니다.
- 점착제 층(Adhesive Layer): 피착면에 붙는 특수 본드 층입니다. 기포 발생을 막는 에어프리(Air-free) 기술이 적용되어 매끄러운 시공을 돕습니다.
- 이형지(Release Liner): 점착면을 보호하는 종이(후지)입니다. 필름점착제면과 맞닿는 부분은 특수코팅처리되서 필름 탈착이 용이합니다. 뒷면에는 50cm와 10cm 단위의 실선이 있어 재단이 용이합니다.
4. 소재의 다양성: PVC의 열가소성과 친환경 소재
대부분의 필름은 PVC(폴리염화비닐)를 사용하지만, 최근에는 PP, PET 등 다양한 소재가 활용됩니다.
- PVC와 열가소성: PVC는 가공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합리적이며, 가장 대중적입니다. PVC는 '열가소성' 성질이 뛰어납니다.
열가소성이란 열을 가했을 때 부드럽게 녹거나 변형되었다가 식으면 다시 굳는 성질을 말합니다. 필름 시공 시 히팅건(열풍기)을 사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열을 가해 필름을 늘려 굴곡진 면이나 모서리를 완벽하게 감싸고, 식으면서 그 형태를 고정하는 원리입니다. - PP(폴리프로필렌): 젖병 소재로 쓰이는 친환경 소재입니다. 화재 시 유독가스 배출이 적어 안전합니다.
-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음료수병 소재로, 광택도와 내스크래치성이 우수합니다.
5. 화재 안전의 핵심: 방염과 안티모니의 원리
방염필름은 불에 타지 않는 필름이 아닌 불에 타도 유해가스를 덜 내뿜고, 대피시간을 벌어주도록 천천히 타거나 불길확산을 막아주는 기능성필름입니다.
많은 분이 방염에 대한 오해를 갖고 계시기에 헷갈려하시는 화재 관련 용어를 정리해 드립니다.
| 구분 | 특징 | 기준 및 비고 |
| 방염(Flame Retardant) | 불에 잘 타지 않게 약품 처리됨 | KFI(한국소방산업기술원) 인증 필수 |
| 난연(Fire Retardant) | 연소 속도가 느림 | 일반 내장재 기본 사양 |
| 준불연(Semi-noncombustible) | 10분 정도 연소 및 가스 억제 | 한솔홈데코 등 필름 형태 출시 중 |
| 불연(Noncombustible) | 불에 타지 않음 (석재 등) | 필름 형태로는 구현이 매우 어려움 |
특히 고층 아파트나 관공서, 학교, 어린이집 같은 다중이용시설, 상업 공간은 방염 필름 시공이 법적 의무입니다.
전문가 팩트체크: 방염의 과학적 원리
방염 필름이 불꽃을 막는 비밀은 탄화(Carbonization)와 안티모니에 있습니다.
- 탄화층 형성: 화재 시 필름 표면에 단단한 탄화층(Char)을 형성하여 산소 공급을 차단하고 열 전도를 막는 '방화벽' 역할을 합니다. 이는 인명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해줍니다.
- 안티모니의 역할: 필름 속의 안티모니는 PVC의 할로겐 성분과 만나 '안티모니 할라이드' 기체를 만듭니다. 이 기체가 불꽃을 키우는 활성 라디칼을 포획하여 화학적으로 연쇄 반응을 차단합니다. (최근에는 환경을 고려한 '안티모니 프리' 제품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6. 인테리어 필름의 규격
- 표준 폭 : 1,220mm (고정 규격)
- 표준 두께 : 0.2mm ~ 0.25mm (방염 제품이 비방염보다 미세하게 두꺼운 경향이 있습니다.)
7. 절대로 필름을 붙이면 안 되는 곳 (주의사항)
대리점 실무를 하다 보면 위험한 요청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다음 장소는 절대 금물입니다!
- 욕조 및 욕실 바닥 : 지속적인 습기는 점착제를 녹이고 세균을 번식시킵니다.
- 일반 유리창 : 필름의 높은 열 흡수율 때문에 유리와의 온도 차가 생겨 유리가 스스로 깨지는 '열파손'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리 전용 필름 권장)
- 생활 바닥면 : 보행 마찰을 견디지 못하므로 반드시 데코타일 등 바닥 전용재를 사용해야 합니다.
8. 마치며
인테리어 필름은 단순한 '스티커'가 아니라 소방법과 재료역학이 담긴 정교한 건축 자재입니다. 방염 여부와 소재 특성을 정확히 알고 시공해야 안전하고 오래가는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상황별 필름 부착시 유의할 점'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보겠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