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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1편 후기] 우연한 클립 하나로 시작된 오즈로의 여행

by notata-k 님의 블로그 2026. 4. 10.

지난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 소개에 이어, 이번엔 2024년 전 세계를 뒤흔든 화제작 뮤지컬 영화 위키드 1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존 추 감독이 연출하고 신시아 에리보(엘파바 역)와 아리아나 그란데(글린다 역)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무려 16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개봉 직후부터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죠. 뮤지컬 원작도 직접 보고 영화까지 챙겨본 입장에서, 스포일러 없이 솔직한 후기를 남겨봅니다.

출처 : https://www.themoviedb.org/

 

위키드를 알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사실 위키드라는 뮤지컬을 처음부터 알았던 건 아니에요. 다음 카페에서 고은성 배우가 'Dancing Through Life'를 부르는 짧은 클립을 우연히 봤는데, 멜로디가 귀에 확 꽂히더라고요. 그걸 계기로 유튜브에서 넘버들을 찾아 듣다가 결국 BTV로 영화 1편을 구매해서 보게 됐습니다. 영화가 준 여운이 너무 강해서, 오랫동안 망설이던 버킷리스트를 깨고 한남동 신한스퀘어에서 열린 내한 공연 티켓까지 과감하게 질러버렸어요. ㅋㅋㅋ 망원경까지 챙겨 들고 갔던 기억이 나네요.

무대의 한계를 넘어선 에메랄드 시티, 그리고 숨겨진 디테일

솔직히 뮤지컬 원작이 있는 영화는 무대의 그 생생한 라이브 감동을 깎아먹지 않을까 걱정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위키드 1편은 영화라는 매체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그 걱정을 날려버렸습니다. 특히 에메랄드 시티로 향하는 여정을 그린 'One Short Day' 넘버는 오리지널 뮤지컬보다 길이 자체가 늘어나면서 내용도 훨씬 풍성해졌어요. 그리머리의 기원이랑 오즈의 마법사가 어떻게 마법사 행세를 하며 에메랄드 시티를 다스리게 됐는지 그 개연성을 이 장면에서 채워주는데, 덕분에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어도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더라고요. 여기에 위키드 덕후라면 심장 떨릴 카메오까지 등장하는데, 바로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엘파바와 글린다를 연기했던 이디나 멘젤과 크리스틴 체노웨스예요. 무대 위의 엘피, 글린다와 영화 속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가 한 프레임 안에서 같이 노래하는 장면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노래도 신나지만 에메랄드 시티의 웅장한 풍경과 앙상블 배우들의 춤, 곡예 퍼포먼스가 어우러져서 보는 내내 기분이 확 업되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기분이 울적할 때 일부러 유튜브에서 이 클립을 찾아볼 정도로 지금도 종종 다시 보고 있습니다.

1939년 원작을 향한 숨겨진 디테일

영화 곳곳에는 1939년 원작 '오즈의 마법사'를 향한 오마주도 숨어있어요.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타이틀 폰트가 원작 영화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고, 하늘에 무지개를 띄워 'Over the Rainbow'를 은유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이런 디테일들을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아, 원작 오즈의 마법사와 영화 위키드의 연결을 이렇게 설정해놨구나" 싶어서 묘한 감동이 밀려왔어요.

나에게 진짜 위로가 된 장면: Defying Gravity

이 영화에서 딱 하나만 꼽으라면 주저 없이 'Defying Gravity' 시퀀스를 고를 겁니다. CG와 세트가 더해져서 엘파바가 빗자루를 타고 날아오르는 장면은 진짜 온몸에 전율이 돋았어요. 신시아 에리보의 폭발적인 가창력도 미쳤지만, 저한테는 가사 하나하나가 너무 크게 와닿았습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한계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긴 구절이나, 안 되는 건 있어도 시도는 해봐야 알 수 있다는 가사는 저한테 뭐든 일단 부딪혀보자는 용기를 북돋아줬어요. 그리고 누구에게나 날아오를 자격이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노래하는 대목은 평소 좀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저한테 던지는 직접적인 위로처럼 들렸거든요

 무대 공연에서 이 넘버를 라이브로 들었을 때도 전율이 돋긴 했지만, 영화에서는 클로즈업으로 엘파바의 표정 변화를 세세하게 잡아주니까 그 감정의 결이 훨씬 진하게 전달되더라고요. 아리아나 그란데도 완전 팝스타 이미지를 버리고 공주병 글린다에 빙의해서 직접 킬힐을 신고 춤추는 진심을 보여줬고요. 이 두 배우가 왜 그렇게 극찬을 받았는지 영화를 보면 단번에 납득이 갑니다.

 

 

이런 분들께 솔직하게 추천합니다

결론적으로 뮤지컬 원작을 전혀 몰라도 오즈의 마법사 세계관만 대충 알면 푹 빠져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막의 흐름이 빨라 내용 파악이 힘든 뮤지컬보다 오히려 서사를 친절하게 풀어주거든요.

강력 추천: 화려한 영상미와 웅장한 OST를 빵빵하게 즐기고 싶은 분, 아리아나 그란데나 신시아 에리보의 진짜 미친 연기력을 보고 싶은 분들께는 무조건 추천합니다. 160분이 전혀 안 길어요.

살짝 비추천: 다만, 1편은 결말이 안 나고 2편으로 넘어가는 구조라서 당장 완결된 깔끔한 스토리를 원하시거나 전개가 팍팍 넘어가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답답하실 수도 있어요.

현재 BTV 등 IPTV VOD에서 쉽게 구매하거나 대여해서 보실 수 있으니, 아직 안 보셨다면 꼭 한번 오즈의 세계로 떠나보시길 추천합니다. 저도 이제 완전히 오즈민 다 됐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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