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는 넷플릭스 역대 91일 조회수 1위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케데헌을 소개했는데요, 이번엔 2024년 전 세계를 뒤흔든 화제작 뮤지컬 영화 위키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뮤지컬 원작도 보고 영화까지 본 입장에서, 스포 없이 솔직한 후기를 남겨봅니다.

📽️ 영화 기본 정보
제목: 위키드 (Wicked)
장르: 뮤지컬, 판타지, 로맨스
감독: 존 추
제작: 유니버설 픽처스
개봉일: 2024년 11월 20일 (한국 전 세계 최초 개봉)
러닝타임: 160분
출연: 신시아 에리보 (엘파바), 아리아나 그란데 (글린다), 조나단 베일리 (피예로), 제프 골드브럼 (오즈의 마법사), 미쉘 여 (마담 모리블)
줄거리: 초록 피부를 가진 엘파바는 태어나면서부터 차별과 오해를 받지만 뛰어난 마법 능력을 지닌 특별한 존재다. 쉬즈 대학교에서 인기녀 글린다와 룸메이트가 된 두 사람은 처음엔 서로를 경멸하지만 점차 깊은 우정을 쌓아가며 오즈의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수상: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의상 디자인상, 미술상 수상 / 전미비평가위원회 최우수 작품상 수상
위키드 1편은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익 7억 5,885만 달러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작 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고,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포함 10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의상 디자인상과 미술상을 수상했습니다.
위키드를 알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사실 위키드라는 뮤지컬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몇 년 전에 다음 카페의 한 게시글에서 짤막한 영상 하나를 본 적이 있어요. 고은성 배우가 Dancing Through Life를 공연하는 짧은 클립 영상이었는데, 멜로디를 듣는 순간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귀를 잡아끌었습니다. 바로 검색해서 그 넘버의 제목을 찾아냈고, 이게 뮤지컬 위키드의 넘버 중 하나라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됐어요.
그 이후로 유튜브에서 Dancing Through Life 풀버전을 찾아 듣고, 다른 넘버들도 하나씩 찾아 들으면서 위키드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커졌습니다. 뮤지컬 티켓이 워낙 비싸다 보니 선뜻 보러 가기가 망설여졌는데, 마침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당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극장에서는 보지 못했어요. 나중에서야 BTV로 구매해서 집에서 봤는데, 개봉 당시 극장을 못 간 게 살짝 아쉬웠지만 보고 나서 그 아쉬움은 금방 사라졌습니다.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다는 것, 위키드가 증명했습니다
솔직히 뮤지컬 원작이 있는 영화는 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직접 부르는 라이브의 감동을 영화가 과연 따라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거든요. 그런데 위키드 1편은 그 걱정을 시원하게 날려버렸습니다.
뮤지컬은 무대라는 공간적 제약이 있다 보니 연출이나 시각적 표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반면 영화는 CG와 실제 세트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서 그 웅장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위키드 1편이 딱 그랬어요. 쉬즈대학, 에메랄드 시티의 초록빛 세트, 오즈의 화사하고 환상적인 색채감, 그리고 화면 프레임을 가득 채우는 엑스트라들. 이 모든 게 스크린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영화 보고 나서 바로 뮤지컬 내한공연 티켓을 질렀습니다. 사실 뮤지컬은 예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티켓 가격의 장벽 때문에 계속 망설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1편 영화를 보고 나니 2편의 내용이 너무 궁금한 데다가 뮤지컬도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이 동시에 터져버렸어요. 결국 그냥 과감하게 질러버렸습니다. ㅋㅋㅋ 영화 한 편이 오랫동안 망설이던 버킷리스트 하나를 해결해 준 셈이에요.
한국 뮤지컬 배우들이 하는 공연도 보고 싶었는데 당시엔 공연이 없었고, 다행히 내한한 외국인 배우 팀이 있어서 2025년 10월 한남동 신한스퀘어에서 관람했습니다. 좌석이 무대에서 좀 멀어서 망원경까지 챙겨갔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
영화와 뮤지컬을 둘 다 보고 나서 느낀 건,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위키드를 완성했다는 거였습니다. 뮤지컬은 배우들이 라이브로 부르는 넘버의 감동이 있고, 특히 원어로 듣는 넘버는 감동이 두 배였어요. 반면 영화는 스토리의 개연성을 보충하고 뮤지컬에서는 담지 못했던 디테일을 채워줬습니다. 뮤지컬은 막의 흐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내용 파악이 '뭐지? 뭐지?' 할 정도로 어려웠는데, 영화는 그 부분을 훨씬 친절하게 풀어줬어요.
영화 보고 나서 Defying Gravity를 무한 반복 재생하고, 뮤지컬 넘버 앨범까지 구매해서 차 안에서 틀고 다녔습니다. 위키드에 이렇게까지 빠지게 될 줄은 몰랐는데, 다음 카페에서 우연히 본 짤막한 클립 하나가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어요.
두 배우의 진심이 만들어낸 영화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뮤지컬 특성상 대사보다 노래로 감정을 전달하는 장면이 많은데 그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노래가 나올 때마다 장면의 감정이 더 극대화되는 느낌이었거든요.
두 주인공의 케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아리아나 그란데의 글린다는 정말 글린다 그 자체였어요. 외모도 이미지도 딱 글린다였고, 공주병 걸린 듯한 캐릭터 특유의 연기를 너무 잘 표현해줬거든요.
Popular 장면에서 힐을 신고 춤추는 장면이 있는데, 아리아나 그란데가 직접 두 발 나서서 굽 높은 힐을 신고 찍겠다고 했다고 해요. 그 장면을 보면서 가수 이미지가 강한 배우인데 글린다로 완전히 빙의한 느낌이었어요.
신시아 에리보도 마찬가지예요. 엘파바 역을 위해 삭발투혼을 감행했다고 하는데, 가발을 썼을 때 더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서였다고 해요. 이런 에피소드들을 알고 나서 영화를 다시 보면, 두 배우가 이 작품에 얼마나 큰 애정과 진심을 쏟아부었는지가 더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그 진심이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에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게 아닐까 싶어요.
위키드, 이것만 알고 보면 두 배로 재밌습니다
감상 포인트 1 - 디파잉 그래비티,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값어치 합니다
위키드 OST 중 가장 유명한 곡은 단연 Defying Gravity예요. 뮤지컬 원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넘버인데, 영화에서는 CG와 세트가 더해지면서 연출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차원의 장면이 됐습니다.
에메랄드시티의 마법사 성 탑에서 떨어지던 엘파바가 각성해서 빗자루를 타고 다시 떠오르는 그 순간, 신시아 에리보의 노랫소리와 웅장한 영상이 맞물리면서 온몸에 전율이 돋았어요.
특히 "As someone told me lately, everyone deserves the chance to fly"라는 가사가 나오는 부분에서 묘하게 울컥했습니다. 평소 자신감이 부족하고 소극적인 편인 저한테, 누구나 날아오를 자격이 있다는 말이 그냥 노래 가사가 아니라 직접적인 격려처럼 들렸거든요. 멜로디와 가사가 좋은 건 물론이고, 뭔가 도전정신을 심어주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이 영화에서 엘파바를 관통하는 감정 하나를 꼽으라면 저는 "unlimited", 즉 무한한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요. Wizard and I에서 "My future is unlimited"라고 노래할 때, Defying Gravity에서 글린다와 함께라면 "unlimited"라고 노래할 때, 엘파바의 자신감과 당찬 기개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리고 "Nobody in all of Oz, no wizard that there is or was, is ever gonna bring me down"을 신시아 에리보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쏟아낼 때는 진짜 소름이 돋았어요. 저렇게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외칠 수 있다는 게 멋있으면서도, 저도 모르게 덩달아 자신감이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아리아나 그란데와 신시아 에리보가 팽팽하게 맞붙는 What Is This Feeling, 흥겨운 멜로디의 Popular까지 귀를 사로잡는 넘버들이 가득합니다.
감상 포인트 2 - 뮤지컬 무대가 담지 못한 화려함을 스크린으로
뮤지컬은 무대라는 공간적 제약이 있다 보니 연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반면 영화는 CG와 실제 세트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서 그 웅장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에메랄드 시티의 초록빛 세트, 오즈의 환상적인 색채감, 뮤지컬에서는 보기 어려운 극적인 연출까지. 실제로 뮤지컬 내한공연도 직접 봤는데, 영상미만큼은 영화가 압도적으로 뛰어났어요. 스크린으로 옮겨진 오즈의 세계가 이렇게까지 화려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작품입니다.
감상 포인트 3 - 뮤지컬 원작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위키드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뮤지컬 원작을 알아야 하나?"인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즈의 마법사라는 익숙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사악한 마녀로 알려진 엘파바의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는 구조라 처음 보시는 분도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어요. 오히려 뮤지컬을 먼저 보지 않고 영화로 입문하시는 게 더 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저도 영화를 먼저 보고 뮤지컬을 나중에 봤는데, 영화가 스토리를 훨씬 디테일하게 풀어줬거든요.
감상 포인트 4 - 오즈의 마법사를 알고 보면 숨겨진 오마주가 보입니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의 프리퀄 격인 작품인 만큼, 영화 곳곳에 오즈의 마법사를 향한 오마주 요소들이 숨어있어요. 알고 보면 "아, 이게 그거였구나!" 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영화 시작할 때 나오는 타이틀 폰트예요.
1939년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사용됐던 폰트와 동일한데, 이 작품이 오즈의 세계관과 이어진다는 걸 처음부터 암묵적으로 알려주는 셈이죠.
오프닝 장면에서 No One Mourns the Wicked 넘버가 시작되기 전, 하늘에 무지개가 등장하는데 이건 오즈의 마법사 대표곡 Over the Rainbow에 대한 오마주예요. 도로시가 꿈꾸던 무지개 너머의 세상이 바로 이 오즈였다는 걸 떠올리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장면이에요.
또 노란 벽돌길을 따라 걷는 도로시와 일행들의 뒷모습이 잠깐 등장하는데, 오즈의 마법사에서 익숙하게 봐온 그 장면이 위키드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이 묘하게 감동적이에요.
마지막으로 오프닝에서 글린다가 엘파바의 죽음을 알리는 장면에서 물에 비친 엘파바의 모자 잔영이 마치 회오리바람을 연상케 하는데,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를 오즈로 데려온 그 회오리바람과 연결되는 포인트라고 하죠.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가 두 작품을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감탄스러웠어요.
이 영화, 이런 분께 추천드립니다
강력 추천해요 👍
- 뮤지컬이나 음악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 화려한 영상미와 웅장한 OST를 즐기시는 분
- 오즈의 마법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싶으신 분
- 뮤지컬 원작에 관심 있어서 영화로 먼저 입문하고 싶으신 분
- 아리아나 그란데 또는 신시아 에리보 팬이신 분
이런 분께는 살짝 비추예요 👎
- 빠른 전개를 선호하시는 분 (러닝타임이 160분으로 긴 편이에요)
- 완결된 이야기를 원하시는 분 (1편은 2편으로 이어지는 구조예요)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아도, 화려한 볼거리와 귀를 사로잡는 OST만으로도 160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1편 보고 나서 바로 2편이 보고 싶어 지실 거예요. 꼭 1편부터 순서대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에 푹 빠진 저도 이제 오즈민이에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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